여섯 개의 섹션으로 만나는 두 거장의 대화
▲ Section 1. 야외에서
1874년 첫 번째 인상주의 전시 이후 두 화가는 변화하는 자연, 시시각각 바뀌는 빛의 효과를 포착하기 위해 야외에서 작업했다. 르누아르는 따뜻한 색채와 부드러운 붓질로 빛과 공기의 떨림을 담았고, 세잔은 색면과 견고한 터치로 풍경의 질서와 구조를 드러냈다. 인상주의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했으나, 르누아르는 감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에, 세잔은 조형적 탐구에 몰두하며 서로 다른 예술적 여정을 이어갔다.
▲ Section 2. 정물에 대한 탐구
정물을 그릴 때에도 르누아르는 색채의 조화를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고, 세잔은 전통적 원근법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색, 형태, 공간의 원리를 탐구했다. 이처럼 세잔과 르누아르가 정물에 접근하는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두 화가 모두 정물을 통해 고요하고 깊은 사유의 공간을 창출했다.
▲ Section 3. 인물을 향한 시선
세잔은 감정을 절제하고 구조적 일관성을 강조하며 인물을 그렸고, 르누아르는 따뜻한 색채와 이상적으로 표현된 곡선으로 일상의 친밀한 순간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저마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이룩한 두 화가이지만, 인물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데에 단순한 외형의 묘사를 넘어 인간의 본질을 탐색하려고 했던 공통점을 가진다.
▲ Section 4. 폴 기욤의 수집
예술품 수집가 폴 기욤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방대한 컬렉션을 형성했다. 그의 아파트에는 세잔과 르누아르의 작품이 마티스, 피카소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었고,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 그의 작품 컬렉션은 오랑주리 미술관의 ‘발테르–기욤 컬렉션’으로 계승되어 오늘날 세잔과 르누아르라는 두 거장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 Section 5. 세잔과 르누아르
세잔과 르누아르는 1860년대 파리에서 만나 평생 예술적 교류를 이어 나갔으나 르누아르는 섬세하고 조화로운 표현을, 세잔은 구조적이고 기하학적 구성을 추구했다. 앞서, 다양한 주제가 이 두 거장의 공통된 실험 무대가 되었음을 살펴보았는데, 이번 섹션에서는 그들의 풍경, 정물, 인물 작품을 보다 직접적으로 비교해 보면서 두 작가의 특징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 Section 6. 두 거장과 피카소-20세기에 남긴 유산
세잔과 르누아르는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흐름을 이끌며 새로운 시대의 예술적 토대를 마련했다. 세잔의 분석적 회화는 입체주의의 등장을 견인했고, 선과 색채에 대한 르누아르의 표현 방식은 피카소의 고전주의 회귀에 영향을 주었다. 두 거장은 인상주의를 넘어 현대미술의 기반을 닦은 이정표로 자리매김했다.
르누아르와 세잔으로부터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19세기에서 20세기로 이어지는 미술사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의 엄선된 작품들을 통해 세기의 전환기를 살아갔던 화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